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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뉴스] 21세기 한국, 환경친화적 중간국가로
 

조선일보 

2004-10-13 

한국사회과학연구協 세미나… 덩샤오핑식 ‘小康국가론’ 나와


경제성장을 계속 최우선 목표로 할 것인가, 아니면 새로운 국가 발전이 필요한가. 21세기 한국이 지향할 방향을 놓고 중진 사회과학자들이 열띤 논쟁을 벌였다.


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13일 서울대에서 가진 국가정책 세미나에서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가 발전의 새 목표로 ‘여유 있고 반듯한 사회’를 제시하며, 이를 물질적으로 잘사는 것뿐 아니라 환경과 인성을 보존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 ‘소강(小康) 국가’라고 규정했다.

 

이날 김 교수는 하영선 서울대 교수의 ‘안보/지식 국가론’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‘환경친화적 중간국가론’, 그리고 우정은 미국 미시간대 교수의 ‘거점경제 국가론’ 등 최근 지식인 사회에서 제기된 여러 국가 발전 전략을 검토한 뒤 이같은 주장을 내놨다.

 

‘안보/지식 국가론’은 자본주의적 발전을 계속하면서 이를 지구화·정보화의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시키자는 것이다. 반면 ‘환경친화적 중간국가론’은 계급간 갈등의 확대, 생태적 위기라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생산 양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.

 

이 주장은 특히 한국 사회의 주도권을 잡게 된 민족주의 좌파 진영이 새 발전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주목받았다. ‘거점 경제(hub economy) 국가론’은 남북한 통합을 통해 한국이 동아시아 지역공동체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. 김 교수는 세 발전 전략의 종합을 통해 ‘소강국가’론을 시도하며 이를 김구 선생이 바랐던 국가의 상, 즉 “경제력은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,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한 나라”와 연결시켰다.

 

그러나 토론에서 박성조 베를린자유대 교수가 “이제 국가의 목적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”며 김 교수의 주장에 동조했을 뿐, 다른 토론자들은 “경제 성장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” “소강국가와 선진국이 뭐가 다른가”고 대부분 비판했다.

 

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“차라리 작고도 경쟁력있는 국가라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있지 않는냐”고 지적했으며 김동건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“우리 역량을 최대화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소강국가로 가는 지름길”이라고 말했고, 임혜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“냉혹한 국제 분업의 현실은 생존이냐 쇠퇴냐의 이분법”이라고 말했다.

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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